[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된 첫날 전북 전주에서 이 법을 적용해 체포된 첫 현행범이 나왔다. 해당 법이 시행되기 전에는 경범죄 처벌법으로 다뤄져 범칙금만 부과될 사안이지만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되면서 한층 강화된 처벌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북 덕진경찰서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된 첫날인 지난 21일 새벽 전주 덕진구 소재 전 여자친구의 집을 두 차례나 연달아 찾아갔다가 스토킹한 혐의의 현행범으로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헤어진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초인종을 눌렀다가 여자친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로부터 한 차례 경고를 받았다. 상대방이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집에 찾아오는 것은 스토킹 행위에 해당하기에 처벌될 수 있음을 알려준 것이다.

출동 당시 경찰관은 스토킹처벌법에 대한 내용을 숙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법에 따르면 경찰은 스토킹 행위에 대해 신고를 받은 즉시 현장에 나가 스토킹 행위를 제지하고, 중단을 통보해야 한다. 이와 함께 피해자에게 잠정조치 요청에 따른 절차 등을 안내해야 한다.

특히 스토킹범죄 발생 우려로 긴급한 예방이 필요한 경우엔 경찰 직권으로 스토킹 행위의 상대방이나 그 주거 등으로부터 100m 이내 접근 금지를 명령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스토킹 행위에서의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조치도 할 수 있다.

이처럼 법이 한층 강화됐으나 A씨는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고 경찰의 경고를 받았음에도 약 1시간 뒤 두 번째로 전 여자친구의 집을 찾았다. 결국 A씨는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검거됐다.

◆스토킹 처벌, 최대 5년 이하 징역

스토킹처벌법에 따르면 ‘스토킹’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이유 없이 지속·반복적으로 피해자에게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거나 일상생활 장소 또는 근처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를 말한다.

또한 우편이나 전화, 정보통신망 등을 이용해 물건이나 글·말·그림·부호·영상·화상을 피해자에게 도달하게 하는 행위 등으로 불안감·공포심을 일으키는 것도 스토킹범죄로 간주된다.

스토킹범죄자에 대한 처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만일 가해자가 흉기와 같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사용해 스토킹범죄를 벌일 경우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게 했다.

또 관할 경찰서장은 스토킹범죄 우려가 있을 시 법원의 승인을 받아 접근금지 등 응급조치를 할 수 있다. 긴급을 요하는 상황에선 승인 이전에 먼저 응급조치(긴급응급조치)를 할 수 있게 예외규정도 만들었다.

◆“스토킹범죄 조치 매뉴얼 필요”

이와 관련해 법률가는 스토킹범죄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위해 스토킹 조치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안성열 변호사는 자신의 칼럼을 통해 “스토킹범죄가 성폭행이나 살인 등 중범죄로 번지는 것을 막으려면 신속하게 가해자를 분리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 상세한 스토킹 조치 매뉴얼을 만들어 수사관이 다양한 형태의 스토킹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상당한 범위의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스토킹범죄 전담 검사와 경찰관이 피해자를 조사하게 하는 전담조사제도 전담인력을 지정해야 한다”면서 “수사관의 업무하중만 늘리지 말고 경찰 여성청소년부서 등에 전담인력을 충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한번이라도 스토킹을 하면 즉각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은 스토킹을 주저하게 만들 수 있는데 이는 경찰의 적극적인 개입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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